### 팬들이 목소리를 높이다: 변화하는 축구 문화 속의 저항
최근 들어 팬들의 분노와 좌절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 첼시 같은 상위권 클럽부터 소규모 클럽까지,
많은 팬들이 자신들의 사랑하는 스포츠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느끼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이는 단지 한두 경기에 관한 문제가 아닌, 축구 산업 전체를 뒤흔드는 문화적 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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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들이 외치는 "우리 게임을 되찾자"
지난 주말, 약 5,000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블랙 타이포와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 행진을 했습니다.
목표는 구단의 소유주인 글레이저 가문에 대한 항의와, 새 투자자인 짐 래트클리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것이었습니다.
토트넘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팬들은 구단의 전통적인 유산을 살려내고, 더 이상 단순한 "수익 창출 기계"가 되지 않길 바라는 소망으로 결집했습니다.
이처럼 EPL 팬 베이스의 약 3/4 이상이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은 단순히 성적 부진 때문만은 아닙니다.
젠더 문제, 경기장 내 권리 제한, 비현실적 티켓 가격 인상 등 구체적인 문제부터 축구의 정체성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총체적 위기의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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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해버린 축구의 경제학:
팬을 위한 스포츠에서 투자자를 위한 비즈니스로
한때 축구는 지역 공동체의 상징이자 자부심이었습니다.
특히 잉글랜드에서 축구 클럽은 현지 공장이나 회사를 기반으로 한 팀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아 지역 주민들의 문화 중심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축구 산업은 30~40년 전부터 글로벌화와 상업화를 통해 급변했습니다.
예를 들어, 프리미어리그에서는 TV 중계권 수익이 입장권 매출을 훨씬 능가하게 되었죠.
1981년 이전에는 구단의 이익 배당이 7.5%로 제한되어 있었고,
구단 운영진조차 급여를 가져갈 수 없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이에 비해 현재의 구단주들은 전통적인 "지역 팬"보다 훨씬 수익성이 높은 "글로벌 소비자"를 주요 고객으로 간주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전체 구매력을 가진 팬 한 명이 수십 년간 경기장을 지킨 기존의 팬을 대체할 수 있다"는 계산은 감독실과 이사회 라운드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문제는 그러한 논리가 팬들의 충성심과 관심을 갈가먹고,
축구를 점점 "상품화"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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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 다른 모델과의 비교:
독일 팬 사례에서 배우다
팬들의 저항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은 다른 리그들과 비교했을 때 EPL 내 조화의 부족입니다.
독일의 팬들은 클럽의 상업화 문제에 있어서 단결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있는데요.
지난 2월, 독일 축구 리그(DFL)가 프라이빗 에쿼티 자본에 리그 미디어권 지분을 판매하려던 계획을 팬들의 항의로 철회한 바 있습니다.
이에 비해, 잉글랜드 팬들은 지역 클럽 간의 라이벌 의식과 구단 내부에서의 의견 불합치로 불만을 통합된 목소리로 내는 데 힘겨운 상태입니다.
EPL 소속 팬 연합들은 "Stop Exploiting Loyalty(팬들의 충성심을 착취하지 말라)" 캠페인처럼 개별적인 활동에 나서고는 있지만, 아직 독일처럼 하나의 강력한 움직임으로 성장하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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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질로 돌아가기:
그들이 사랑하는 스포츠는 어디로?
구단주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한 운영 방식은 궁극적으로 팬들의 소외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경기 일정이 TV 중계에 맞춰 조정되고, 경기장은 점점 더 비싸진 티켓과 시설 이용료로 "관광객"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바뀌어 가죠.
한 팬은 이렇게 말합니다. "3대째 우리 가족이 응원해 온 팀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VIP석에 앉아 사진 찍으러 온 사람들을 위한 쇼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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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나지 않을 목소리, 그러나 희망은 있다
팬들이 느끼는 분노와 소외감은 단순히 축구의 문제를 넘어 현대 사회의 불평등 구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아픔 속에서도 팬들의 열정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집 밖에서의 항의 행진부터 소셜 미디어를 통한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팬들은 축구를,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되찾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이제 구단과 리그는 단순히 수익 모델이 아닌, 팬들과의 신뢰와 관계 회복을 위한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축구는 단지 경기장의 90분을 넘어, 세대를 잇는 문화이자 역사로 자리 잡은 스포츠이니까요.
이번 변화를 계기로, 축구 팬들은 다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자신들이 사랑하는 게임의 본질을 되찾길 기대합니다. 🌍⚽